홀수일 가능성이 크다.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홀수와 짝수가 나올 확률은 50:50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발견한 사실은 다르다. 이렇게 무작위로 숫자를 회상할 때, 홀수를 떠올리는 사람들의 비율이 짝수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1]
이런 심리를 활용한 실험이 있다. 캘리포니아대 브라이언Christopher J Bryan, 스탠포드대 모닌Benoit Monin, 런던비즈니스스쿨 애덤스Gabrielle S Adams 교수의 비윤리적 행동 억제에 관한 연구 실험이다.[2]
연구진들은 실험 참가자들을 A, B 그룹으로 나눴다. 먼저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고 속으로만 숫자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제안을 했다.
“지금 떠올린 숫자가 짝수라면 5달러를 드리겠습니다. 어떤 숫자인가요?”
사실 여기서 실험 참가자가 어떤 숫자를 생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연구진들이 실제로 알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좀 더 정직해지는가'였다.
각 그룹은 숫자를 말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들었다.
- A그룹: 거짓말(cheating)하지 마세요.
- B그룹: 거짓말쟁이(cheater)가 되지 마세요.
자신이 생각한 숫자를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그룹이 솔직하게 대답했을까?
먼저 A그룹을 보자. “거짓말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은 그룹이다. A 그룹의 대략 50%는 짝수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과로 보면 A그룹 상당수가 거짓말이라는 비윤리적 행동을 한 셈이다. 앞서 소개한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홀수를 선택할 확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반면에 “거짓말쟁이가 되지 마세요"라는 말을 들은 B그룹은 어떨까? ‘짝수’ 답변 비율이 약 20%에 불과했다. 거짓말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1] Kubovy, M., & Psotka, J. (1976). The predominance of seven and the apparent spontaneity of numerical choices.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Perception and Performance, 2, 291–294.
[2] Bryan, CJ, Adams, GS, Monin, B.(2013). When cheating would make you a cheater: implicating the self prevents unethical behavior. J Exp Psychol Gen, 142:1001-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