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인지적 변화 만들기(cognitive crafting)'가 특히 유용하다. 인지적 변화 만들기란 과업 만들기, 관계 만들기와 함께 잡 크래프팅의 3대 행동 전략 중 하나이다. 지금부터 그 방법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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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서 의미를 찾게 하는 구체적인 방법!
백수진 박사 (SM&J PARTNERS)
DBR(동아비즈니스리뷰)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잡 크래프팅> 칼럼연재
일의 의미 매트릭스
지난 칼럼에서 구성원이 구체적으로 일의 의미를 느끼고 경험하는 방식을 [일의 의미 매트릭스]로 제시했다. 일이 개인에게 중요한 정도와 조직의 영향력 관점에서 구조화한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일의 의미 매트릭스]의 각 사분면을 활용하여 일의 의미를 느끼게 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일의 영향력을 인식시켜 주기
먼저 직원이 수행하는 일의 목록을 작성하게 한다. 작성한 일의 목록을 위의그림 [일의 의미 매트릭스 ] 구조에 따라 분류한다. 1사분면의 ‘의미 있는 일’ 칸에 들어간 일의 목록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면, 그 직원은 의미 있는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며 업무몰입도와 직무만족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2사분면의 ‘남 좋은 일’에 위치한 일의 목록의 수가 많다면, 현재 일의 의미를 경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는 자신이 하는 일이 동료, 팀, 관련된 팀, 조직,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인식하여 자신의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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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아담 그랜트(Adam Grant) 교수는 대학에서 기부금 모금을 담당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였다.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로 장학금을 기부해달라고 부탁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일을 자신에겐 의미 없는 ‘남 좋은 일’이라 여기는 대표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들이었다.
실험은 기부금 모금 담당자들이 그들이 모은 대학 장학금으로 공부를 계속할 수 있게 된 학생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다. 학생을 통해 자신이 수행한 일의 영향력을 인식한 후 자신이 수행하는 일의 의미를 깨닫고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하였다.
이와 같이 자신의 일의 결과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과 만나면, 자신의 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제품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직원이라면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고객과, 금융투자회사의 직원이라면 투자를 받고 사업하는 벤처기업의 젊은 사업가와 직접 만날 때, 자신의 일이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할 수 있으며 일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2.일의 의미 확장시켜 주기
4사분면의 ‘나만의 일’에 일의 목록의 수가 많다면, 팀이나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거나 또는 낮게 인식하여 일의 의미를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에는 성장 마인드셋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의 의미를 동료, 팀, 조직 관점에서 넓고 크게 확장하여 재정의하는 작업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고객 불만을 처리하는 고객센터의 담당자라면 자신의 일을 단순한 ‘고객불만 처리자’가 아니라 ‘고객 문제해결을 통한 충성고객 확보 총책임자’로 의미를 확장하여 재정의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정의가 바뀌면 수행 활동도 달라지게 된다. 이전에는 고객들이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불만사항에 대해서만 수동적으로 대응하였다면, 의미 확장 후에는 고객들이 인지하지 못한 잠재 고충까지 적극적으로 찾아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일이 팀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자연스럽게 커지고 일의 의미를 더욱 깊게 경험할 수 있다.
3사분면의 ‘의미없는 일’의 목록이 많다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영향력이 미미한 일이다. 즉, 의미 없는 일이므로 가능한 현재의 일을 줄이고, 자신과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일을 찾을 필요가 있다.
구글을 포함한 많은 기업에서 잡 크래프팅을 도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잡 크래프팅이 단순히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에 그치지 않고, 조직 성과 달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이다.
잡 크래프팅으로 일의 의미를 느끼는 구성원은 업무에 몰입하고, 높은 생산성과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이런 의미로 잡 크래프팅은 조직성장 전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조직성장 전략으로서 잡 크래프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필수 요건이 있다. 구성원들의 성장과 개발에 우선 순위를 두는 리더의 마음가짐(mindset)이다. 이런 리더의 마음이 없다면 구성원들은 잡 크래프팅을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생산성 압박의 도구로 여길 수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구성원에게 잡 크래프팅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지난 칼럼에서 다룬 능력과 동기 수준에 따라 선별하여 제공해야 한다. 섞은 사과처럼 잡 크래프팅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성원도 있다. 물론 여러분의 직원은 아닐 것이다. 함께 잡 크래프팅을 시도해보자.
능력과 동기 수준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지난 칼럼, [자율성은 누구에게 제공해야 할까?]를 참조하세요. 여기를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