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 대표가 만난 리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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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중견기업 경영지원본부장과 6개월 정도 1:1 문제해결 코칭을 했다. 회사 대표의 신임과 기대를 받는 리더라 그런지 학구열이 대단했다. 당연히 코칭 성과도 좋았다. 상사도 본인도 나도 그렇게 평가했다. 그때 당시는 그랬다. 그런데 코칭이 종료되고 1년여 만에 본 그는 변한 게 없었다. 다시 코칭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했다. 아니 달라진 건 있었다. 말만 더 그럴듯하게 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코칭을 자기 성장 도구가 아닌, 단지 리더가 받아야 할 의례적 절차로 여겼기 때문이다. 모범생처럼 열심히 코칭을 받고 주어진 과제도 열심히 수행했지만, 진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남(여기서는 대표)에게 보여주기 위해 코칭을 받은 것이다. 이런 리더는 코칭하는 동안은 꽤 성장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코칭이 끝나고 상사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향하면 그 결과는 금방 사라지게 된다. 마치 신기루 같다.
대기업에서 리더 대상 코칭을 시작한 지도 이제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젠 리더에게 코칭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아예 코치 자격을 획득하라고 요구하는 곳도 있다. 코칭을 리더십 만병통치약처럼 인식하는 듯하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만큼 효과를 보았을까?
확인할 순 없지만, 개인적 짐작으로는 부정적이다. 원하는 코칭 결과를 보고 싶으면 다음 두 가지 조건 충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 리더 자신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있을 것
2. 충분한 코칭 기간 (정답은 없지만, 많은 기업에서 하고 있는 2~3개월 정도로는 부족하다.)
코칭은 교육이 아니다.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변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 점을 놓치다면 조직은 돈을, 리더는 시간을 낭비하는 코칭이 되기 쉽다. 아, 얻는 것도 있다.
사례의 리더처럼 말이나, 들은 풍월은 많아진다. 어느 자리에 가서 아는 체할 수준은 된다.
대신 진짜 리더의 길에선 더욱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