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민 대표 (SM&J PARTNERS)
DBR(동아비즈니스리뷰) <진짜 리더로 가는 길> 칼럼 연재중
저서 <불편하지만 진짜 리더가 되고 싶은가요?>
“可與言而不與之言, 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 失言. 知者不失人, 亦不失言”
말을 나눌만한 데도 말을 나누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 것이고, 말을 나눌 가치가 없는데도 말을 나누면 말을 잃는다(시간을 낭비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또한 말을 잃지도 않는다는 의미이다.
필자의 지난 인간관계를 돌아보게 만든 글이다. 얼마나 많은 失人과 失言이 있었는지. 참 부끄럽다. 여러분도 부끄러운 일이 있는가? 그렇다면 아래 글이 마음에 와닿을 듯하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야.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지"
영화 <동주>에서 나온 말이다. 부끄러움을 사과로 바꿔보자.
“사과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사과할 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다"
실수하지 않는 리더는 없다. 그런데 막상 사과하는 경우는 드물다. 부끄럽고 어리석은 일이다. 관계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관계는 모래성과 같아 작은 실수에도 쉽게 무너지는데.... 실수는 이미 지난 일이라고? 맞다. 그래서 대응이 중요하다.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MOT(Moment of Truth, 진실의 순간)라는 마케팅 표현이 있다.
투우 경기에서 소의 급소를 찌르는 마지막 순간에서 유래한 말이다. 경기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는,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순간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진실의 순간 또는 결정적 순간이라고 한다.
직원과의 관계에서 MOT는 언제일까? 사과할 때이다. 그 결과에 따라 관계가 오히려 강화될 수도 있다. 비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 사과하면 좋을까? 다음 세 가지만 기억하자.
첫 글자만 따서 JIA라고 이름을 붙였다.
“미안합니다. 경영층의 긴급 업무 지시 때문에 그랬어요" (×)
“요즈음 많이 바빠서 확인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
실수한 이유가 ‘자신’에게 있음을 명확히 한다. 이때 유의할 점이 있다. 절대 물귀신처럼 상대를 끌어들이지 않는다. 사과가 아니라 논쟁이 생길 수 있다. 관계에 치명적이다. 이런 사과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미안합니다. 제가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말했네요. 제 잘못입니다." (◯)
“미안합니다. 제가 제대로 확인 못한 것도 잘못이지만, ◯◯님도 좀 더 정확하게 말씀해 주셨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
설령 상대에게도 잘못이 있더라도 그 자리에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JIA가 끝나면 상대가 자신의 잘못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땐 부드럽게 웃으며 받아주자.
우리 뇌에는 감정의 중추로 알려진 편도체(amygdala)란 부위가 있다. 위험을 느끼거나(불안), 무시당한다고 느낄 때(불쾌) 활성화된다. 이곳이 활성화되면 전두엽의 기능을 일시 정지시킨다.
화가 났을 때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화가 폭발했을 때 이성적으로 생각한 적 있는가? 없을 것이다. 뇌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이성적 사고는 전두엽의 기능이기 때문이다.
사과의 효과를 높이려면 상대의 편도체를 안정시켜야 한다. 감정이 요동치고 있는 상태에서는 합리적 이성을 기대할 수 없다. 사과 효과가 제한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상대의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인정만 하면 된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좋아지는 원리와 같다.
“미안합니다. 제가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말했네요.
제 잘못입니다.
많이 실망하고 짜증 나셨죠." (◯)
상한 마음이 저절로 치유되는 법은 없다.
잊을 수도 없다.
때린 사람은 잊어도, 맞은 사람은 잊지 못하는 법이다.
이것이 아니라도 망각의 원리로 자신의 실수를 덮으려고 하지 말자.
사과하는 것은 절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어리석은 리더가 되지 말자.
다음 [리더십 칼럼]은 2026. 9월호에 계속됩니다. 계속 기대해주세요~!
DBR 칼럼니스트 이수민 대표와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의 리더십 칼럼